본문 바로가기

뉴저지 프린스턴 (2008년 9월~2009년 6월)133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토요일에서 주일로 넘어가는 시간, 새벽 2:20이다. 이제 몇 시간 뒤면, 2시간을 운전하여 성경공부를 인도해야 하고, 청년부 주일 설교를 해야 한다. 잠자리에 들어 에너지를 비축해야 하는 시간인데 왠지 마음이 뜨거워져 잠이 오질 않는다. 세상이 신음하고 있다. 사람들이 뭔가에 갖혀 있다. 너무도 아름다운 것이 심하게 망가지고 말았다. 잘못된 방향으로 치닫고 있는 거대한 물줄기를 한 남자가 두팔을 벌린채 막아보려 한다. 그는 십자가에 달려있다. 모두가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남을 밟고 일어서려는데 그는 남보다 남을 낫게 여기며 이웃을 섬기라 한다. 모두가 소유에 혈안이 되어 있는데 그는 가난한 자가 복이 있다고 한다. 모두가 세상 권력에 무기력한데 그는 하나님의 나라라는 대안 현실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인.. 2009. 3. 15.
2009 인디 코스타 (KOSTA) 이번 한 주는 Reading Week 라고 하는 책읽는 주간이었습니다. 이 한주는 수업 없이 학기 중 한 주간, 그동안 밀린 책도 읽고 숨도 고르는 주간으로 보내는 것이지요. 학교는 한적하고, 사방은 봄이 온 듯 따뜻합니다. 안상현 목사님이 저희 집에 목요일에 오셔서 하룻밤 주무셨습니다. 시골 마을에 갖혀 있는 수감자가 바깥 소식을 듣는 것처럼 모처럼 숨통이 트이는 대화 나누고, 귀한 분과 교제 나눌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리차드 바우캄(Richard Bauckham)의 책(The Testimony of the Beloved Disciple)에 푹 빠져 한 주 살았습니다. 이런 책이 한국어로도 번역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 한국인 가운데도 이제 이런 책을 한국어로 쓸 수 있는 신학자가 나올 수.. 2009. 3. 15.
"생쥐, 과자 괴물, 고맙습니다." 오늘은 특별한 날입니다. 드디어 서은이가 학교에서 입을 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꿀먹은 벙어리처럼 한마디도 하지 않던 서은이가 작년 9월부터 미국학교에 입학한 이래 처음으로 영어 세 마디를 했다고 합니다. 서은이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작은 생쥐 인형이 있습니다. 선생님 왈, Grace, what is this? ...Mousy... Wow, Grace finally speaks! I have to give you an award. Which one do you want? ... Cookie monster... Wow, this is great. Here you go, Grace. ... Thank you... "생쥐, 과자 괴물, 고맙습니다." 2009. 3. 5.
흑백 세상 태어나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건 처음 봅니다. 한국에서 초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강원도 울진에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눈이 와서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던 그 때의 기억을 잊지 못합니다. 뒷산 소나무에 하얗게 쌓여있던 눈, 동네 시골 아이들과 활과 새총을 만들어 꿩사냥을 나갔던 기억, 논둑에 소주를 풀어 개구리를 잡던 기억, 거울보다 맑은 강물에서 그물로 민물고기를 잡던 기억, 외양간의 소와 돼지를 바라보며 신비로운 경외감을 느꼈던 기억, 아름다운 기억입니다. 아침부터 제설차량이 시끄럽게 지나다니고 있습니다. 서영이와 서은이는 학교 수업이 취소되어 신이 났습니다. 2009.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