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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엔젤레스 (2011년 1월-2016년 3월)115

마지막 설교 준비 지난 20년 동안 해 왔던 주일예배 설교 준비가 이제 오늘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쓸쓸합니다. 내일 저는 가디나장로교회에서 마지막 주일 예배 설교를 하게 됩니다. 20년 전이었던 1996년 4월, 유치부 전도사로 시작한 목회를 이제 내일로서 마칩니다. 그리고 광야로 나아가 그 곳에서 손으로 살아가려고 합니다. 설교 원고를 작성하는 손가락은 기계적으로 자판 위를 움직입니다. 여러 얼굴들을 떠 올려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윤동주, 별헤는 밤) 오늘은 그 분도 별처럼 멀게 느껴집니다. 2016. 4. 3.
발목 부상 오랜만이다.이곳에 글을 쓴지...목공일을 하다가 발목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12바늘을 꿰맸다. 이 정도로 그치길 다행이다. 올해로 네번째 부상이다. 마음이 조급하면 꼭 사고가 생긴다. 그래도 나무를 다루는 것이 즐겁다. 2015. 12. 3.
자전거 타는 아침 아침, 자전거를 탑니다. 해안선을 따라 떠 오르는 해를 보며 자전거를 탑니다. 바다 바람 가르며, 두 바퀴에 몸을 싣습니다. 그렇게 시작하는 하루는 둥근 해처럼 힘이 느껴집니다. 올해는 좋은 일들이 많을 거 같습니다. 2015. 1. 17.
비가 온다. 비가 오고 있다.시원하게도 내린다. 세상은 온통 잿빛으로 따뜻하다. Peet's Coffee에 아침부터 와서 하루 독서량을 채우고 있다. 비가 오니 커피 맛이 더욱 진하다.살아 있는 느낌나에게 주어진 선물 같은 생명전봇대의 엉크러진 전기줄도 설치 미술로 보이고, 창문 밖에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네명의 백인들은 내 앞에 펼쳐진 명화 같다.내 입에 들어오는 이 커피는 언제 어디서 빨갛게 익어갔을까?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것에 미안해 하지도 말고, 완벽을 추구하느라 마음을 빼앗기지도 말자. 수천수만의 물방울이 정확히 자기 자리에 떨어지듯 그렇게 하늘에서 땅으로 여행하는 빗물처럼 오늘 하루도 하늘-땅 순례자로 걷자. 멀리 있는 친구들이 그립다. 2014.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