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하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7.14 아들이 목산데 (2)
  2. 2009.08.16 두형제를 위한 기도 (광복주일을 맞이하여) (3)

"성환아, 꿈자리가 뒤숭숭하구나.
어젯밤 꿈에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나타나셨는데 여러사람들을 데리고 우리 집에 들어오셔서 한참을 즐겁게 이야기 나누다가 가셨다. 당신은 아직 죽지 않았다고 하시더구나. 함께 온 사람들은 모두 검정 옷을 입고 있었는데 삿갓 같은 모자를 쓰고 있었다. 잠시 어딜 다녀오니 그 사람들이 할머니를 모시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저승사자들이었을까? 무섭고 떨려 잠이 오질 않는구나."

"엄마는 참! 아들이 목사인데 뭘 걱정해?"

"네가 기도 좀 해 줘"

"알았어! 하나님 아버지,  우리 어머니를 지켜주세요.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어머니를 너무 사로잡지 않도록 해 주세요. 나쁜 영이 우리 어머니를 괴롭히지 않도록 함께 해 주세요. 성령님께서 우리 어머니를 보호해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아멘, 한결 낫구나." 

"걱정하지 마, 아들이 목산데." 
 

Posted by 김성환


두 형제를 위한 기도


주님,

빗물을 흩뿌리는 저 물구름은 땅을 가리지 않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오랜 동안 땅에 금을 긋고 살고 있습니다. 하나님도 보고 계시지요? 저 또한 이 땅의 한 구석에서 벌어지고 있는 놀라운 현실을 목도합니다. 두 형제는 어쩌면 저리도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걸까요? 


주님, 

그들은 60년 전 있었던 한국전쟁을 마치 어제 일어난 사건처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전쟁의 아픔은 거리 곳곳에, 거리를 거니는 주민들의 거뭇거리는 긴장어린 표정에 깊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모든 현실 상황을 전쟁의 파라다임을 통해 인식하고 있습니다. 단순노동현장조차 그들은 전투장이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전투하듯 거리의 낙엽을 쓸고, 전투하듯 콩우유를 만들어냅니다. 북에선 갓 태어난 아이들도 전쟁세대인 양 평화를 알지 못한채 자라나고 있는 반면, 남한의 젊은이들에게 한국전쟁은 마치 임진왜란만큼이나 아련히 먼 국사교과서 속의 사건으로 인식되는 것 같습니다. 


주님, 

이 땅에 평화는 언제 쯤 도래할 수 있을까요? 이 시대에 평화를 예언한 이사야의 노래는 어디서 들을 수 있는 걸까요? 북녘에선 한 사람이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고 말씀하셨던 주님의 피조물은 주님을 알 길이 차단되어 그 마음의 가장 열렬한 것을 동료 피조물에게 바치고 있으니 그 사랑이 전 아까워 김일성 광장에서 소리질러 설교하고팠습니다. 전기가 없어 칠흑같은 밤, 그의 동상만이 번쩍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남녘의 밤은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온갖 은밀한 욕망과 성공을 향한 집착이 꿈틀거리며 제사장 노릇하는 그 곳에서 “맘몬”이 보좌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선지자 호세아의 심정을 헤아려보았습니다. 


주님, 

그러나 전 희망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북한에도 소수나마 반동이 있듯이, 남한에도 맘몬의 가치체계에 저항하는 예수의 참된 제자들이 분명 살아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거리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영생탑과 사상세뇌용 정치구호가 깃발처럼 나부끼고 남한의 거리는 무한경쟁을 통한 상향주의와 배금주의가 진주처럼 고운 사람들의 마음을 마구 짓밟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사거리에 우뚝 선 이북의 영생탑과 청바지를 팔기 위해 다국적 기업이 내건 벌거벗은 여인의 거대한 광고 사진은 둘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우상이라는 면에서 맥을 같이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주님, 

평양에서 사리원으로 가는 길에 보위부 소속 안내위원 두명에게 이동하는 차 안에서 10분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전하였던 것 기억하시지요? 


"사람이 죽으면 그걸로 끝이디요."

마음이 끓어오릅니다. 


주님,
주체사상탑에서 만난 안내위원 여자 분은 저희 교회 어느 착한 권사님의 얼굴을 닮았더랬습니다. 방명록에 글을 남기라고 고집스레 종용하는 그의 손길을 뿌리칠 수 없어 이전 방문객들이 쓴 글들을 뒤적여보니 친북소감 일색이었습니다. 고운 한복을 차려 입고 따가운 눈초리로 볼펜을 잡은 내 손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그 분 앞에서 차마 말로 할 수 없던 기도를 한자 한자 꾹꾹 눌러 씁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속히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도 바라옵나니 아멘, 평화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Posted by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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