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목공일 안하고 서커스단에 들어갈 거냐고 몇몇 분이 진지하게 물어보시네요.
목공일 계속 하고 있습니다. ^^ ...
목공이라기보다는 사실 핸디맨 일감이 주로 들어오고 있어요.
페인팅, 펜스 만들기, 샹들리에 달기, 조명 설치/교체, 헌가구 Refinish, 타일 공사, 세면대
교체, 안 닫히는 문짝 고치기... 책장 만들기, 피크닉 테이블 만들기, 벤치/책상/식탁 만들기
등등... 집에 관련된 일은 일감 들어오는대로 물불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하고 있습니다.
코스타 다녀온 뒤, 전혀 업데이트를 못했군요.
어제 한 일 올려봅니다.
이곳 로스엔젤레스, 레돈도비치에 있는 카페/빵집인데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했어요.
냉장고 앞에 카운터 테이블을 만들고 타일을 입히고 카운터 데스크를 얹고 냉장고의
나무 프레임을 만드는 작업이었죠. 천장에서 내려오는 조명도 설치하고 LED 전구로
교체하구요. 밤 10시가 되어 마쳤습니다.
단순히 고치고 교체하는 핸디맨 일보다는 이처럼 약간 창의성이
요구되는 일이 재미있어요. 일한 거 보시고는 사장님이 너무너무^^ 흡족해 하셔서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레돈도 비치에 "KRUST" 라는 Cafe/Bakery 인데요, 빵이랑 커피 정말 맛있습니다.
이 근처에 가실 일 있으면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사람들이 물어봅니다.
"왜 목사 그만 두셨어요?"
"... 글쎄요... L.A에 좋은 목사들은 많지만 좋은 핸디맨은 많지 않은 거 같아서요."
답할 엄두가 나질 않아 이렇게 얼버무리곤 합니다.
지금은 정말 좋은 핸디맨이 되고 싶습니다.
그 분도 이 땅 위에 망가진 거 고쳐주러 오신 핸디맨이셨으니까요.
(우리는 일반적으로 "목수Carpenter"로 번역하지만 헬라어의 "테크톤tekton"은
"핸디맨"에 더 가깝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렇습니다. 그 분은 "손 쓰는 분 Handiman"이셨습니다.
일생 망치를 들고 사셨던 분이 나무에 메달려 '손에 못이 박혀' 죽는 아이러니 앞에
저는 전율합니다.
언젠가 그 분 앞에 섰을 때 그 분은 말없이 제 손을 먼저 만져 보실 것만 같습니다.
손바닥에 박힌 것이 있는지!
.
.
.
왜 교회를 나왔느냐고요?
어느날,
굳은 살이 "박히지 않은" 저의 부드러운 손바닥이 너무도 부끄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