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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의 삶 (2016년 4월부터)

순이 하우스 만들기

by 김성환 2016. 7. 4.


지구상에 사람만 생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동식물이라는 동료 피조물이 공존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숙연해 집니다. 

종종 동물들의 생김새를 보고 있노라면 머쓱해 집니다. 


저희 집에도 개를 한마리 키우고 있는데 개의 눈동자를 들여다 보고 있으면 

마치 뭘 그리 조바심 내며 사는지 자기들로서는 의아 하다는 눈빛입니다.

같은 공기를 개도 숨 쉬고 나도 숨 쉽니다. 

개의 내장 기관과 나의 그것이 같은 구조라는 사실이 하나님의 유머로 느껴지고, 

개 발바닥의 굳은 살과 내 발바닥의 굳은 살이 같은 촉감인 것이 유쾌합니다.


"순이"라는 이름의 핏불 (Pit Bull)을 위한 개집을 주문 받아 만들었습니다. 

개집을 만드는 과정은 개의 입장에 서는 일입니다. 내가 이 집에 살게 될 개라면 지붕의 높이는,

문의 넓이는, 안에서 바라 보게 될 바깥 풍경은 어떠했으면 좋을까, 상상해 봅니다.


내가 세쿼이아 나무라면, 내가 민들레라면, 내가 치와와라면, 내가 고추잠자리라면, 

내가 저 깊은 태평양 바다 속에 유영하는 흰수염 고래라면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상상해 봅니다.

그렇게 바라보는 세상은 눈부시게 찬란하고 따뜻한 의미로 충만합니다. 


하나님의 마음 씀씀이가 훤히 보이는 듯합니다.


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