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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엔젤레스 (2011년 1월-2016년 3월)

유배지는 보물섬

by 김성환 2012. 2. 24.
Los Angeles라는 곳의 매력 중 하나가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산다는 것이다. 
세계의 다른 Cosmopolitan 도시들에 비해 역사가 짧다고 할 수 있겠지만, 다양한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인종들이 모여 사는데서 발생하는  Collective Culture는 매력적이다.

엘에이의 문화를 주도하는 것은 스페인 문화이다.
뉴욕이라는 도시가 지향하는 현대화, Leading Edge도 나름 멋있는 것이었지만,
나는 L.A의 곳곳에서 묻어나는 스페인 문화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알루미늄을 느꼈다면 엘에이에서는 진흙 벽돌을 느끼게 된다.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을 가 본 적은 없지만 이슬람의 기하학적 타일 장식과 플라멩고의 열정, 각을 세우지 않는 건축양식 등... 스페인 풍의 건물 속에 있으면 왠지 마음이 편해 진다.

캘리포니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미션들...
특히 카피스트라노와 산타 바바라, 카멜, 샌 루이스 오비스포의 미션들은 너무도 아름답다.
프란시스칸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말리부의 Serra Retreat Center와 Adamson House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1900년대 초반에 말리부에 Malibu Pottery라고 하는 전설적인 타일 공장이 있었다. 1930년대에 불에 타서 전소되기 전까지 그곳에서 구워진 타일은 알함브라 궁전의 타일 스타일을 재현했던 타일 예술의 절정이었다.
그곳에서 만들어진 타일로 Adamson House와 Serra Retreat Center는 장식되어 있다.
그 기하학적인 타일들을 바라보면 마치 이 세상이 아닌 현실로 연결된 창문 같다.
불이 만들어낸 그 색깔의 아름다움은 어떤 물감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것이리라.

50%가 넘는 이곳 히스패닉 인구를 볼 때마다 신대륙을 둘러싼 지난 500년의 역사가 머릿 속에 흘러간다.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이 세상의 중심은 아니다. 그렇다고 아닌 것도 아니다.
세상은 누리는 자의 것이다.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면 우리가 유배된 이곳 세상은 온통 보물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