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로스엔젤레스 (2011년 1월-2016년 3월)

메모에 관하여

by 김성환 2012. 2. 10.
노트 필기와 메모를 좀더 효율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순간 순간 떠오르는 영감, 생각, 느낌들을 신속하게 기록하기에는 아날로그 방식이 아직까지는 좋은 듯하고,
기록된 메모를 보관하고 검색하기에는 디지탈 방식이 좋은데 결국은 이 두가지를 함께 할 수 밖에 없겠다.
평소에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수첩과 필기도구를 가지고 다니며 쓴 뒤 중요한 메모는 컴퓨터로 정리하는 방식이다.
컴퓨터로 정리된 내용은 그때 그때 버리도록 한다.

먼저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닐 필기도구는 어떤 것이 좋을까? 
만년필은 쓸때 느껴지는 감촉이 좋지만 떨어뜨리면 비싼 촉이 망가질까봐 함부로 쓰기가 어렵다. 그리고 잉크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기가 어렵다.
Gel 은 수명이 짧고 두께가 조절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고,
Rollerball 은 두께가 조절이 되지 않고, 왠지 딱딱한 느낌이 든다.
연필은 지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심이 부러지기 쉽고, 자주 깎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서 가지고 다니기는 어렵다.
대안으로는 Mechanical Pencil에 0.7 mm H 또는 2H 심을 사용하는 것인데 자주 심을 갈아줘야 한다.
1.0 mm lead 를 사용하면 잘 부러지지 않지만 글씨가 두껍게 써져서 종이 낭비가 많고, 세밀하게 쓰기가 어렵다.
(영어는 두께가 조절되는 펜으로 쓴 두꺼운 글씨가 보기에 아름답고, 한글은 가늘고 정교한 글씨가 아름다워보인다. 아무래도 영어는 알파벳의 획이 단순한 반면 한글은 획이 다양하고 활자의 조합이 다양하며 기하학적으로도 현대적인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늘게 정교하게 쓰는 글씨가 아름다워보인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볼펜과는 애증의 관계여서 효율성만을 생각하면 뛰어난 선택이겠지만 글을 필기한다는 미학적인 측면에서는 아무런 감흠이 없다. 그러다보니 필통에는 항상 여러 종류의 필기도구를 가지고 다니는데 내 손의 연장(Extension) 같은 필기도구를 하나 발견하여 평생 동안 필기도구에 대한 고민 없이 생활할 수 있으면 좋겠다.

수첩에 관해서는 다양한 사이즈와 바인딩 방식이 있지만 Moleskin 노트가 재질은 좋고, 완성도가 훌륭하지만 비싸고 낱장을 뜯었을 때 반대쪽 종이도 함께 뜯어져나간다는 단점이 치명적이다.
스프링식 노트는 낱장을 찢을 수 있고 스피링 사이에 필기 도구를 꽂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부피가 줄어들지 않는다.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수첩 사이즈는 3 x 5 가 적당하지만 긴 글을 메모하기에는 답답하다.
결론은 3 x 5 수첩과 Letter Size 의 저렴한 노트를 함께 가지고 다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필기한 것을 그때 그때 컴퓨터로 옮겨놓는다는 것이다.

iPad와 iPhone을 활용한 노트 필기는 여전히 다양한 방법을 실험 중인데 이곳에 쓰기에는 벅찬 내용이다. 
지금까지 결론내린 바에 의하면 Dropbox와 Evernote를 활용하는 방법이 2012년 2월 9일 현재 기술로는 최적인듯...

결국 기억력이 쇠퇴하는데서 오는 고민들이다.
메모의 목적이 잊기 위해서라고 누군가 말했다지만 지금 내 상황은 '적어놓고 잊어도 되기 위함'이 아니라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한다. 감당해 내야 할 일들이 점점 많아지니 그에 따라 메모 습관도 좀더 체계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도 뭔가를 잊고 있는 것이 없는지 불안하다.



Multi-Color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