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을 기다리며 무참히 살해된 부산 여중생 '이 모'양의 죽음을 애도하며 쓰다.
나무 십자가의 부활
어느 깊은 숲에 나무 가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아빠, 엄마, 그리고 다섯 남매.
나무 가족은 봄이 되면 따뜻한 햇살을 받아 싹을 돋고,
여름이 되면 짙푸른 잎을 키우며 성장하고,
가을이 되면 알록달록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고,
겨울이 되면 온 가족이 깊은 기도에 잠기곤 하였습니다.
막내나무는 그 숲에서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인적 드문 그곳에 한 나뭇꾼이 와서 막내 나무의 밑둥을 도끼로 내리치는 것이었습니다.
막내는 너무나 아팠습니다.
그리고 결국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 광경을 바라보는 모든 나무들이 충격과 슬픔에 잠겨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온 숲의 슬픔이었습니다.
나뭇꾼은 막내나무를 꽁꽁 묶어 어디론가 끌고갔습니다.
엄마, 아빠, 언니, 오빠들은 흐느끼며 그 광경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후로 숲에는 계속 비가 왔습니다.
막내나무는 너무나 두렵고 슬펐습니다.
그런 막내나무를 나뭇꾼은 창고에 다른 나무들과 함께 쌓아 두었습니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1년, 2년, 3년…
그러던 어느 날, 나뭇꾼은 막내나무로 십자가를 만들었습니다.
어느 날,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
그리곤 어느 젊은이가 막내나무를 메고 힘겹게 언덕을 오르더니 사람들이 그 예수라 하는 이를 막내나무에 메달고 못을 박았습니다.
그를 안고 서 있던 막내나무가 내려다보니 그 사람의 어머니와 가족들과 친구들이 그의 발 앞에서 하염없이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막내나무는 숲에 두고 온 자신의 가족들이 생각났습니다.
결국 그 젊은이는 막내 나무에 메달려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그 광경을 바라보며 그를 사랑했던 사람들은 충격과 슬픔에 잠겨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막내나무는 나뭇꾼의 도끼에 쓰러졌던 자신의 모습이 떠 올랐습니다.
사람들은 죽은 예수를 어디론가 끌고 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흐느끼며 그 광경을 지켜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온 사방이 어두워졌습니다.
예수는 어느 무덤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
아, 그런데 사흘째 되던 날!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신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다시 만나게 된 가족들과 친구들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막내나무는 슬퍼졌습니다.
‘아, 나의 가족들과 친구들은 이제 나를 잊었을까? 다시 그들 곁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막내나무의 마음 속에 불현듯 떠 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 부탁드려볼까? 아니야, 나는 예수님이 못 박히시는데 쓰인 십자가인걸.
그런 나를 예수님이 용서하실까?’
그 마음을 아신 예수님께서 막내나무를 찾아오셨습니다.
“나무야, 너의 바라는 것이 무엇이니?”
“아, 예수님, 다시 살고 싶어요. 그리고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 말을 들은 예수님께서는 또다시 십자가를 등에 지시고 막내나무가 살던 숲으로 가셨습니다.
그때까지 막내나무의 가족들과 온 숲은 단 하루도 막내나무를 잊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막내나무를 그리워하며 헤어날 수 없는 슬픔에 잠겨 있었습니다.
밑둥이 잘린채 십자가가 되어 돌아온 막내나무를 바라보며 가족들은 더더욱 슬퍼졌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가 된 막내나무를 가족들 가운데 말없이 다시 심으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막내나무의 귀에 속삭이셨습니다.
“너는 다시 살아나게 될거야.”
막내나무는 예수님의 그 말을 믿었습니다.
시간이 지났습니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지나고, 겨울.
그리고 다시 봄이 되었습니다.
아, 그런데 이것이 어찌 된 일입니까?
막내나무의 몸에서 새싹이 돋고 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약속하신대로 막내나무가 부활한 것입니다.
“아빠, 엄마, 보세요.”
“제가 다시 살아났어요.”
가족들은 너무나 기뻐서 어쩔줄을 몰랐습니다.
그것은 막내나무의 가족들 뿐 아니라 온 숲의 기쁨이었습니다.
이제 숲의 비는 그치고 모든 나무들의 하염없는 기쁨의 눈물이 온 땅을 적셨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이 세상의 모든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자신들의 팔을 번쩍 들어 부활하신 예수님을 찬양하고 있답니다.
주위를 둘러보세요.
부활하신 그 분을 경배하는 나무들의 찬양소리를 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