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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07년 10월~2008년 8월)156

토랜스에서의 마지막 밤 엘에이에서의 마지막 밤입니다. 떠나는 것이 익숙치가 않아 내 마음 속에 일어나고 있는 감정들의 이름을 정확히 알기가 어렵습니다. 아련함, 그리움, 아쉬움... 등으로 이름 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 남을 떠나보내는 입장이었습니다. 최근처럼 내가 떠나는 것이 난 익숙치가 않습니다. 동부에, 특히 뉴저지에 살다 오신 분들과 식사를 나눌 때면 그 분들은 그곳의 아름다움을 예찬합니다. 그들의 예찬론을 들으며 한편으로는 설레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목회자로서 좀더 불편한 곳으로 향하지 않는 내 모습에 대상을 알 수 없는 죄송함이 있습니다. 많은 사랑과 관심을 얻고 떠납니다. 그라지 짐을 정리하다보니 20대 초중반에 찍은 사진들이 나옵니다. 그곳에 비친 나의 이미지는 어쩌면 그리도 궁색한지요. 지나 온 삶을 .. 2008. 8. 20.
여행에 앞서 이제 내일 모레 수요일이면 장장 열흘에 걸친 대륙횡단을 시작하게 됩니다. 오늘 내일 이삿짐을 부지런히 정리해야겠습니다. 프린스톤에서 묵게 될 학교 기숙사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Sung Hwan Kim 103 Farber Rd. 8B Princeton, New Jersey 08540 핸드폰은 여기서 쓰던 것을 계속 쓸 예정이니까 전화번호는 동일합니다. 이메일은 breatheheaven@hotmail 과 breatheheaven@gmail.com 둘 다 쓰고 있는데 가급적이면 gmail로 보내주시면 제 아이폰으로 여행 중에도 확인하기가 수월하겠습니다. 10월 25일 토요일에는 중고등부 졸업생이었던 승환(로이)의 결혼식 주례가 있어서 이틀 정도 토랜스에 왔다 갈 예정입니다. 이번 여행길에 록키마운틴 국립공.. 2008. 8. 19.
8.15 광복절 만세 12시가 넘은 늦은 밤에 서영이 서은이 봉숭아 물 들여주고 어머니까지 해 드리고 나니 키보드 치는 내 손가락도 ET처럼 벌겋습니다. 서영이 서은이 손가락에 실을 묶다가 어머니 손가락을 실로 묶으니 어찌나 크게 느껴지는지 엄지 발가락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비좁은 거실에 드러 누운 딸래미들과 어머니는 손가락이 겹쳐질까 큰 대자로 몸을 펴고 손가락까지 있는 대로 활짝 편채 누워있고 머리 맡엔 헝클어진 실타래, 빻아놓은 봉숭아 냄새는 온 집안에 진동합니다. 67세의 여인와 4세와 7세의 두 여인, 세 여인이 서른 손가락에 비닐봉지를 실로 감고 방바닥에 드러누워 8.15 만세를 부르며 잡니다. xXx 2008. 8. 16.
금메달은 없어졌으면... 4년간의 피눈물 나는 노력이 한순간의 실수로 물거품이 되는 것을 보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누가 누구를 이겨야만 금메달을 따게 되는 올림픽의 경쟁주의는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마이클 팰프스가 8개의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박태환이 그를 누르고 200미터 금메달을 거머쥐기를 애타게 바랐던 나의 모습 속에서 극복하기 어려운 민족주의를 봅니다. 둘 다 남의 집 귀한 자식들인걸, 아니, 둘다 똑같은 하나님의 형상들인데 말입니다. 태환이나 마이클이나 하나님을 향해 힘차게 두 팔 저어갈 수 있기를...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200미터를 헤엄쳐 .02초를 앞당긴다든지, 세계신기록이라느니 하는 발상이 얼마나 생뚱맞은 것일까요. 기껏 창조해 놓았더니 100미터를 달려 시간을 재고, 순위를 매기고, 금이니 은이.. 2008.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