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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07년 10월~2008년 8월)156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by 이어령 교수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1) 하나님, 나는 당신의 제단에 꽃 한송이 촛불 하나도 올린 적이 없으니 날 기억하지 못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모든 사람이 잠든 깊은 밤에는 당신의 낮은 숨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너무 적적할 때 아주 가끔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리기도 합니다. 사람은 별을 볼 수는 있어도 그것을 만들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별 사탕이나 혹은 풍선을 만들 수는 있지만 그렇게 높이 날아갈 수는 없습니다. 너무 얇아서 작은 바람에도 찢기고 마는 까닭입니다. 바람개비를 만들 수는 있어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습니다. 보셨지요. 하나님 바람이 불 때를 기다리다가 풍선을 손에 든 채로 잠든 유원지의 아이들 말입니다. 어떻게 저 많은 별들을 만드셨습니까 하나님, 그리고 저 별을 만.. 2008. 11. 17.
인디애나 주 프레몬트에서 사진을 많이 올리고 싶은데 쉽지가 않습니다. 사진 한장 올리는데 몇분이 걸립니다. 지금까지 올린 사진들이 얼마나 힘겹게 올라간 사진들인지 모릅니다! 지금은 시카고를 지나 Fremont 라고 하는 소도시의 Super 8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가족들은 모두 눕자마다 물먹은 솜이불처럼 잠에 젖어들어 4세부터 66세에 걸친 네 여인들의 코고는 소리가 눈을 감고 들으면 옐로우스톤의 다람쥐, 곰, 순록, 버팔로가 한 자리에 모인 듯 합니다. 몇 시간 전 시카고 코리아 타운에 들러 대구 매운탕, 불고기, 제육볶음, 고등어구이를 저녁으로 먹었습니다. Korea Town 이라는 도로표지판을 보고 모처럼 한국음식이 먹고 싶었습니다. 사실 토랜스에서 떠나 올 때 한국반찬을 많이 싸오고 매일 아침마다 밥을 해서 여행 내내 P.. 2008. 8. 28.
친절함에 관하여 이곳에서 간간이 마주치는 지역주민들의 친절함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이 그들의 친절함의 근원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이방인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것은 문화적 습관으로서의 친절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친절함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그것은 대안(alternative vision)을 보고 있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자에게 풍기는 '대안을 보고 있음(seeing the alternative vision)'이 아닐까요? '대안을 보고 있음'에서 오는 여유가 타인에 대한 진정한 친절함의 근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친절함은 궁극적으로 여유 있는 자만이 베풀 수 있는 덕목입니다. 물론 경제적 여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궁극적인 현실에 시야가.. 2008. 8. 27.
작은 느낌들 곳곳에서 예전보다 눈에 띄게 중국관광객이 많아진 것을 봅니다. 올림픽을 계기로 예고되었던 그들의 '확장'이 드디어 시작되는 것일까요? 아직은 공공윤리에 둔감한 배타적인 중화민족의 산만한 관광행위가 눈에 거슬리곤 합니다. 그들은 어떤 가치관으로 인류의 정신문화에 기여할 것인가 생각해 봅니다. 경제와 개발 만능주의라는 우상으로부터 아시아국가들이 좀더 자유로워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도합니다. 모든 여행의 목적은 삶에 대한 경외, 자연에 대한 경이, 생명에 대한 감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여행으로 본다면 인생의 목적 또한 그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Joyce Kilmer 라는 미국 시인의 한 싯구가 떠오릅니다. "Poems are made by fools like me. But only God can.. 2008.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