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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07년 10월~2008년 8월)156

건강한 교회를 꿈꿉니다. 생각할 수록 난 이웃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습니다. 내가 베푸는 것보다 많은 것을 항상 받으며 삽니다. 무엇으로 보답할까요. 좋은 목사, 아니 좋은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최선의 보답일 것입니다. 자신 없는 것도 목회이지만 가장 하고 싶은 것도 목회이고, 이민사회에서 교회 만큼 어려운 일도 없지만 최선의 관심도 교회입니다. 교회만이 지구별의 소망이며, 교회의 생명은 말씀에 있다는 것을 믿고 있습니다. 가장 역겨운 인간모임이 될 수도 있지만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공동체가 될 수도 있는 것이 교회입니다. 그 어떤 인간의 정부나 기업, 단체가 소망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믿는 면에서 전 철저한 회의주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의 최대관심이 교회에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알기에 건강한 교회를 포기할 수 없.. 2008. 8. 9.
전복 잡기 (북가주 여행) 10시간을 운전해서 북가주 Mendocino에 전복을 잡으러 갔습니다. 크리스탈처럼 맑은 날씨, 시원한 바람,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Redwood 숲, 북가주의 아기자기하고 기묘한 해안선, 청국장 같은 깊은 느낌의 바다,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깊은 바다에서 전복을 건져 올리는 체험은 영적입니다. 다시마 숲 사이에 숨어있는 솥뚜껑만한 전복을(물속에서는 실제 사이즈보다 20%가 더 커 보입니다.) 발견했을 때의 신비감과 황홀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바위에 붙어있는 형형색색의 불가사리, 이름모를 북가주의 들꽃들, 바위에 틈도 없이 빼곡히 박혀있는 다슬기... 갈때마다 느끼지만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수심 7-10미터의 바위에 돌처럼 딱딱하게 붙어있는 전복을 전복 칼로 콜라병 따듯이 떼어낼 때의 쾌감 .. 2008. 8. 5.
치아교정 시작 치아교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위 앞니 네개가 아치를 이루지 못하고 일렬이라 앞니를 앞으로 좀더 밀어내기 위합니다. 십대도 아니고 이십대도 아니고 삼십대도 중반을 넘긴 이 나이에 비로소 시작합니다. 앞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치아 뒷면으로 복잡한 철근구조가 설치되어 ㄴ, ㄷ, ㄹ 와 같은 자음들의 발음이 약간 어눌합니다. 이것을 계기로 앞으로 1년 반 동안은 '교정' 이라는 단어가 제 삶의 중요 코드가 될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시스템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싶습니다. 시스템을 우리말로 번역한다면 습관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작은 시스템 혹은 습관의 변화가 시간이 지난 후 엄청난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봅니다. 많은 행위들은 대부분 의식되어진 행위이기보다는 무의식적인 습관에서 비롯된 행위가 많다고 합.. 2008. 8. 2.
Palos Verdes를 삼척으로 만드는 힘 바다에 들어가면 마음이 고요해진다. 바닷가재 세마리를 만났다. 한참을 서로 마주보다가 포획금지기간이라 참았다. Apnea란 '호흡정지상태'를 뜻한다. "호흡"이란 두 글자는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이었고 내 인생 최대 화두이기도 하다. 지옥같은 호흡정지 상태에서 호흡의 절대적 필요성을 깨닫는다. 그 때 아이러니컬하게도 내적 평온이 찾아온다. 대기와 바다라는 두 다른 세계의 경계에서 스노클로 대기의 공기를 호흡하며 물 속을 바라보는 행위는 심오하다. 물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떠 있을 때 난 새가 된 듯 하다. (다리가 짧아보이는 건 전적으로 아내의 카메라 앵글 탓이다.) 2008.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