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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엔젤레스 (2011년 1월-2016년 3월)

힘책 부고

by 김성환 2012. 11. 2.

2005년도에 구입한 파워북이 드디어 추락사하였습니다. 

지난 7년 동안 모든 설교 원고와 글들을 작성하는데 사용하였던 노트북 컴퓨터였습니다. 

며칠전 커피숍에서 실수로 떨어뜨렸는데 더 이상 작동하지 않습니다. (분명한 실수였습니다! 레티나 13.3 인치 출시 즈음이라 의도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이폰 4 나올 때 가지고 있던 핸드폰을 수영장에 빠뜨려 오해가 많았지요.^^)


2005년 어느 분이 선물로 사 주신 노트북인데 당시 IBM Thinkpad를 사용하고 있던 저에게 처음으로 애플의 세계를 맛보게 해 주었던 컴퓨터입니다. 나와 함께 한국으로, 북한으로, 프린스턴 신학교로, 뉴욕으로, 그리고 지난 주까지 함께 동행했던 컴퓨터인데 이렇게 한순간 작동을 멈추는 것을 보니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컴퓨터의 운명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쉬운 마음에 그저께 Craigslist를 뒤져 똑같은 컴퓨터를 구입했습니다.

7년 전에 2,000불이었던 컴퓨터였는데 그 동안 가격이 떨어져 120불이 되었습니다. 

산타 모니카의 어느 키 큰 백인 청년으로부터 입양해 왔는데 전에 가지고 있던 모델보다 1년 전에 생산된 모델이니 8년된 노트북입니다. 몇몇 중요한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속도도 느리지만 그런대로 마음에 듭니다. 

이전 모델이 장기기증한 1GB의 램 메모리를  이식하고 나니 워드 프로세서로 사용하기에는 충분해 보입니다. 

지난 주 13인치 레티나도 나왔지만, 나는 왠지 파워북에 애착이 갑니다. 

특히 키보드가 내 마음에 꼭 들어 파워북 앞에 앉아 있을 때 가장 글이 잘 쓰여집니다.

앞으로 이 노트북을 몇년간 사용하게 될까요? 

3년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모르지요, 그전에 수영장에 빠뜨리게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