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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2 노을 2 하늘과 땅이 결혼한다. 수줍은 하늘은 홍조의 볼에 해 곤지 찍고 볼그스름 땅의 품에 안겨 곤지를 감춘다. 2001-4-23 2010. 6. 9.
노을 1 노을 1 (노을과 세 친구) 1. 세 친구와 노을 앞에 섰다. 2. 나는 말했다, 노을이 붉다고. 세 친구가 고개를 끄덕인다. 3. 노을이 아름다웠다. 나는 말했다, 노을이 아름답다고. 두 친구가 고개를 끄덕인다. 4. 노을을 바라보다 눈물이 흐른다. 노을은 슬픔으로 번진 하나님의 마음이라고 속삭여 보았다. 한 친구가 고개를 끄덕인다. 두 친구가 의아히 쳐다본다, 나를. 5. 나는 슬픈 노을을 바라본다. 붉고 아름다운 하늘만 쳐다본다, 두 친구는. 슬픈 나를 바라본다, 그 한 친구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해설: 하늘이 붉다는 객관적인 사실은 모든 이가 긍정한다. 하늘이 아름답다는 주관적인 의.. 2010. 6. 9.
이런 사람 요즘 이 말이 머릿 속에 맴돕니다. "총대를 메주지 않는 사람을 위해 총알받이가 되어 줄 사람은 없다." 달리 말해 누군가 나를 믿어주고 보호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서 기꺼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는 말이겠지요. 나를 위해 총대 메주신 '그 분'을 생각하며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2010. 6. 6.
상처에 대하여 어느 분이 좋은 시 한편을 이메일로 보내주셨다. 고난은 잘 숙성시키면 훈장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모든 고난에는 의미가 있다.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러나 그 상처를 잘 보듬어 안으면 흉한 상처도 아름다운 꽃처럼 보인다는 시인의 발상이 고맙다. 상처에 대하여 복효근 오래전 입은 누이의 화상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 젊은날 내내 속 썩여 살더니 누이의 눈매에선 꽃향기가 난다 요즈음 보니 모든 상처는 꽃을 꽃의 빛깔을 닮았다 하다못해 상처라면 아이들의 여드름마져도 초여름 고마리 꽃을 닮았다 오래 피가 멎지 않던 상처일수록 꽃향기가 핀다 오래 전 누이의 화상을 보니 알겠다 향기가 배어나는 사람의 가슴 속엔 커다란 상처 하나 있다는 것 잘 익은 상처에선 꽃향기가 난다 시집 2006년 2010. 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