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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롱아일랜드 (2009년 7월~2010년 12월)

토요일 저녁

by 김성환 2010. 11. 28.
내일은 아름다운교회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2007년 10월 토랜스제일장로교회를 사임하고 북한과 한국에서 9개월, 동부에서 2년을 지냈다. 
그리고 다시 고향 땅으로 돌아간다. 
실감이 나질 않는다.
지난 2년 동안 인도해 온 주일아침 성경공부는 내게 큰 성장의 시간이었다.
내일 있을 마지막 성경공부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토요일 늦은 시간까지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삿짐에 이미 넣어 책도 없고, 성경책도 가지고 나오질 못했다.
아무것도 없는 빈손으로 무엇을 준비할까?
월요일 이른 아침에 이사 트럭이 오기로 했다.
내일 하루는 무척 바쁜 하루가 될 것이다. 
교회를 마치고 오면 아직 정리하지 못한 이사짐 정리를 해야 한다. 
아마도 밤을 꼬박 세워야 하겠지. 
동부의 사계절은 사무치도록 아름다운 것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사람이다. 
결국 관계만이 남는 것을... 다시금 깨닫고 떠난다. 
아름다운 사람들.
천상병의 '귀천'을 읊조리며 이 세상 마지막 날도 이렇게 겸허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기를...
"소풍 마치는 날, 가서 좋았더라고 말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