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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연구: 요한계시록

요한계시록 연구 (1): 이 책의 제목에 관하여

by 김성환 2008. 1. 11.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라."(The Apocalypse of Jesus Christ)
(요한계시록 1:1)

요한계시록은 성경을 이루는 66권 가운데 마지막 책입니다. '요한계시록'이라는 제목은 예수님의 12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사도 요한이 이 책을 기록한데서 그렇게 정해진 것입니다. 그러나 요한계시록 1:1을 보면 이 책의 더 정확한 제목이 나타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라." 헬라어 원어에는 …(헬라어가 써지지 않네요.^^)라고 되어 있습니다. 영어로는 The Apocalypse of Jesus Christ, 또는 The Revelation of Jesus Christ 라고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요한계시록의 제목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이라고 해야 더욱 정확할 것입니다. 1장 1절을 원어로 보면 명사로 끝날 뿐 동사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계시라" 혹은 "계시입니다" 라는 표현은 한글 번역에서 추가된 것이고, 문자적으로 옮긴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 가 될 것입니다.

여기서 "예수 그리스도의" 라고 할 때 그 소유격 "의"는 예수 그리스도와 계시록과의 어떤 관계를 의미할까요? 예수 그리스도께서 갖고 계신 계시? 예수 그리스도에 의한 계시? 혹은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계시? 모두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예수 그리스도의, 예수 그리스도에 의한,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계시입니다.

그렇다면 계시(Apocalypse) 라는 단어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계시는 '베일을 벗기다(Unveiling), 커튼을 열다, 뚜껑을 열다(disclosure), 출현하다(break through)' 등을 의미합니다. 감추인 것을 열고 드러내 나타내 보인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요한계시록, 즉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예수 그리스도 자신에 관해 감추어졌던 것을 열고 드러내 보이는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되고,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보아야 할 것을 보게 되고,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이 현실의 전부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궁극적인 현실이 우리 가운데 너무도 가까이 현존해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는 현실에 관한 책입니다. 우리는 망막의 시신경을 통해 인식되는 '보임'의 현상을 통해 저마다 현실(Reality)를 구성해 냅니다. 그렇게 고착된 현실관은 우리가 세상을 보는 세계관을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는 우리에게 눈에 보이는 현실이 전부가 아니라는 비밀에 눈뜨게 합니다. 우리에게 이마와 코 사이에 위치한 두 눈 외에 또 다른 눈이 존재함을 일깨워줍니다. 그리고 그 제 2의 눈으로 보게 되는 비가시적인 현실이 어엿이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그 비가시적 현실이 요한계시록, 즉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가 다루고 있는 내용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는 우리에게 다른 차원의 현실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쓰였기 때문에 사도바울의 서신서와 같이 일반적인 논술 형태의 글쓰기가 아닌 그림책 형태의 글쓰기를 사용합니다. 이 사실을 깨닫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이해하는데 있어 참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요한계시록은 우리에게 설명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 책은 우리의 의식 가운데 그림을 그리려고 합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우리에게 "보라"고 명령합니다. 그리고 사도 요한은 자기가 본 것을 일곱 부분으로 나누어 묘사합니다.

다시 말씀 드립니다. 이 책의 제목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입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