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초등학교 다니던 때 집 앞에 자전거숍이 있었다.
얼굴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그 집 주인은 길가에 고장난 자전거를 늘어놓고 늘 기름때를 손과 얼굴과 옷에 묻히며 일하곤 하셨다.
펑크난 타이어를 교체하고, 찌그러진 바퀴살을 펴서 균형을 잡아주고, 체인을 갈아준다든지, 안장을 교체한다든지 하는 그의 작업을 보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손수 무언가를 만들고 망가진 것을 고치는 일은 아름답다.
누군가에게 기름때가 묻어 누군가는 편안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유일한 나에게 필요로 하는 물건도 유일할 수 밖에 없어야 하건만, 어김없이 Made in China라고 화인찍힌 천편일률적인 제품들을 사용하는 나는 제품을 위해 존재하는 소비자가 되고 마는 듯 하다.
그래서 장인(Craftsman)들이 위대해 보인다.
목수, 도예가, 화가, 대장장이... 등등, 손으로 직접 만든 물건들은 만지고 싶고, 한참 쳐다보게 된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하나님의 손길이 느껴지는 사람.
하나님이 손수 빚은 사람,
대량생산된 제품처럼 하나님을 떠난 시대정신에 아무 생각 없이 편승하는 그런 사람에게서는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
마음이 망가진 사람, 정신이 고장난 사람, 인품의 결에 흠집이 나서 주저 앉은 자들이 고쳐져서 달릴 수 있는 자전거로 거듭나는 교회를 만들고 싶다.
그러고 보니 목회가 곧 Craftmanship 인 것 같다.
그러나 목회자도 망가진 자전거임을 어쩌랴?
성령이여,
불길 같은 손으로 우리를 어루만지셔서 바람을 가르며 거침없이 달릴 수 있도록 고쳐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