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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롱아일랜드 (2009년 7월~2010년 12월)

어느 주일 아침

by 김성환 2010. 7. 11.

아, 기쁜 주일아침이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고백할 수 있었던 주일 아침이 몇번이던가? 

코스타에서 많은 생각거리를 얻고 돌아왔는데 그것들의 키워드는 성경, 여행, 절제, 단순화, 글쓰기, 세상보기, 교제, 내면의 대화... 등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책을 쓰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오롯해지고 박사 학위를 시작할까 하는 고민을 또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먹고 사는 것만 걱정이 아니라면 '이웃집 토토로'의 메이와 사치코의 '난닝구' 입은 아빠처럼 한여름 깊은 숲이 있는 집에서 글쓰고 공부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좀더 살림의 규모를 줄여야 하리라. 

나이를 먹으며 친구의 소중함을 더욱 깨닫는다.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친구, 대화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너무 소중한 것을 모르고 살아온 것이 아닌가 싶어 지난 시간이 아쉽기도 하다. 

아무튼 난 지금 교회에 있고, 또 다른 주일이 시작되고 있으며 옆방에서 2부 성가대의 연습소리가 들려온다. 
살아있어서 감사한 시간. 
이곳에서 내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일지 알 수 없지만 조바심 내지 말고 내게 맡겨주신 사람들과 좀더 깊은 교제 나누며 살아야겠다. 
피상적인 목회 뒤에 숨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