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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롱아일랜드 (2009년 7월~2010년 12월)

뉴욕에 돌아오다

by 김성환 2010. 6. 21.

엘에이에서의 여러 일정을 잘 마치고 뉴욕에 돌아왔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으며 많은 현상들을 보았습니다. 
교회의 상처들이 큰 것이 안타깝습니다. 
교회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 여행이었습니다. 

깊은 숲 속 맑은 우물 같은 교회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길 잃은 나그네들 와서 목 축일 수 있는...

만난 모든 분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그리움을 뒤로 하고 돌아온 날, 내 앞에 놓인 작은 거울 하나 나를 들여다 봅니다. 
윤동주의 '자화상'이 생각나는 주일 아침입니다.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8, 1939년 9월 작)





또한 지난 한 주간 많이 묵상하였던 말씀인데 돌아오니 다시 상기시켜 주시네요. 놀라운 일입니다. 

히브리서 11:8-16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의 유업으로 받을 땅에 나아갈새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으며 믿음으로 그가 이방의 땅에 있는 것 같이 약속의 땅에 거류하여 동일한 약속을 유업으로 함께 받은 이삭 및 야곱과 더불어 장막에 거하였으니 이는 그가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랐음이라 믿음으로 사라 자신도 나이가 많아 단산하였으나 잉태할 수 있는 힘을 얻었으니 이는 약속하신 이를 미쁘신 줄 알았음이라 이러므로 죽은 자와 같은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하늘의 허다한 별과 또 해변의 무수한 모래와 같이 많은 후손이 생육하였느니라 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임을 증언하였으니 그들이 이같이 말하는 것은 자기들이 본향 찾는 자임을 나타냄이라 그들이 나온 바 본향을 생각하였더라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으려니와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으심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을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