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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륙횡단 (2008년 8월)

셋째 날 캠핑 (옐로우스톤)

by 김성환 2008.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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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우스톤 캠핑장에서 어느 한인 가정을 만났습니다. Wyoming에 산다는 그 분은 이웃집 백인 의사가 취미로 목축을 하는데 직접 기른 소를 잡아 종종 먹어보라고 준답니다. 당신 집 현재 냉장고에 들어있는 소가 한마리는 될 거라고 어깨살 큰 덩어리를 나누어 주셔서 큼지막하게 썰어 모닥불에 맛있게 구워먹었습니다. Organic 사료만 먹이고 방목하여 키운 소라고 하는데 과연 맛이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시청 앞 촛불시위 생각도 나서 이런 저런 상념에 잠긴 채 질겅였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집에서 키운 상추라고 먹어보라고 이웃집에 건네는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입니다.

가족애를 돈독히 하는데 캠핑보다 좋은 것은 없을 듯 합니다. 캠핑을 하면 가족원들이 저마다 할 일을 찾아 협력하는 것을 배웁니다. 어린 서은이조차도 캠핑을 할 때면 자신이 뭔가 한 몫 도와야 한다는 것을 아는 모양입니다. 작은 짐이라도 솔선하여 들려고 하고, 땔감으로 쓸 솔방울을 주워오기도 하고, 침낭을 반듯하게 펴기도 합니다. 무엇이 서은이로 하여금 그런 행동을 유발하는 걸까요? 이제 가족이 쫄딱 망해 깊은 산골에 들어와 살게 되었다고 위기의식을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고등부 전도사 시절 70명 가까운 학생들을 데리고 매년 여름이면 세쿼이야/킹스 캐년, 자이온 캐년, 요세미티로 여름수양회를 떠났던 것이 학생들에게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을 지금도 확인합니다. 일반적인 수양회와 달리 그런 곳에서는 학생들이 더욱 단합하고 친밀해졌던 것을 기억합니다.

무엇보다 광야에 나오면 하나님을 대면하게 됩니다.
의식주의 본질을 묵상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 속에서 마음은 고요해지고, 눈빛은 따사로워집니다.
작은 텐트 속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노라면 의식주가 그리 복잡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곳에 다 적을 수 없는 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콩코드 월든 호수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션 팬이 감독한 영화 Into the Wild에서 주인공이 Moose를 사냥하여 도축하는 장면이 기억나고, Dances with the Wolves(늑대와 춤을)에서 버팔로 떼가 지나갈 때 지축이 흔들리던 장면이 기억납니다.
조금 전 그 영화 촬영지와 TV 드라마 '초원의 집' 현장을 지났습니다.
자연주의자였던 Theodore Roosevelt 대통령의 국토관리 비전을 통한 선견지명과 서부개척시대에 희생된 수 많은 인디언들의 비극적인 역사를 묵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