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엔젤레스 (2011년 1월-2016년 3월)

토요일 밤 지구 위 어느 모퉁이 카페에 앉아

김성환 2012. 10. 7. 13:39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때는 하던 일을 멈추고 가만히 자세를 고쳐 앉습니다. 

그런 순간이 좀더 오래 지속되고 자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반가운 사람들을 오랜만에 만난다든지,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과 내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헤아려보면 마음이 착해집니다. 


리차드 포스터의 <영적 훈련과 성장>을 안내서 삼아 교회에서 소그룹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46명이 네그룹으로 나뉘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 모임이 점점 더 소중하게 여겨집니다.

그 책의 2장 <묵상 훈련> 앞부분에 소란함, 분주함, 혼잡함은 마귀적인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마귀라고 하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묵상의 시간을 통해 내면을 다스리고 조율합니다. 

소중한 악기나 연장을 다듬듯, 최적의 영적 상태를 유지하여 하나님의 손에 들리운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될 수 있기를. 

소란하고 혼잡한 세상에 명료하고도 아름다운 소리로 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교인들과 매달 한번씩 모이는 독서모임을 통해 지난 달에는 스캇 펙의 <거짓의 사람들>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달에는 조이스 럽의 <느긋하게 걸어라>를 읽습니다. 

나도 그런 책을 쓰고 싶습니다.


마흔 하나, 

이젠 정리해야 할 때입니다. 


아, 이젠 글쓰기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문장으로 세상을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목회하면서 예수님의 마음, 조금씩 알아갑니다. 

그래서 목사가 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노을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하나님의 하늘 도화지는 이처럼 늘 새롭습니다. 


미국에 27년을 살아도 모국어가 좋은 이유를 창밖 지나가는 저 미국인은 알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