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2012. 6. 10. 14:34

내 마음 속에는 여러 그리움이 공존한다.  

그리움과 그림은 같은 어원이라는데 내 심상에 그려진 그림, 그리고 싶은 그림, 그리고 싶지 않았던 그림, 그 모든 그림이 어우러져 나를 이루고 나는 늘 그리움을 마음 속에 그림 그리며 새로운 그림을 그리워한다. 


목사로서 설교하는 행위도 화가가 그림 그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화가가 화실에만 머물지 않아야 하듯, 교회로부터 나 자신을 조금 Detach 시킬 필요가 있다. 

나는 신학교 첫 학기 헬라어 수업을 그리워하고, 

한국 산하의 풀꽃내음을 그리워하며, 

내가 만난 모든 귀한 사람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그리워한다.


모두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들도 언젠가 그리워지겠지.



10시간 째 꼬박 설교 준비하느라 책상에 앉아 있다. 

설교 준비는 고기잡이와도 같아서 한 마리도 못 잡을 때도 있고 예기치 못한 곳에서 대어를 낚기도 한다. 


그렇다, 설교는 그리움을 그림 그리는 거다. 그래서 그리 고요한 것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