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07년 10월~2008년 8월)
치아교정 시작
김성환
2008. 8. 2. 22:14
치아교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위 앞니 네개가 아치를 이루지 못하고 일렬이라 앞니를 앞으로 좀더 밀어내기 위합니다.
십대도 아니고 이십대도 아니고 삼십대도 중반을 넘긴 이 나이에 비로소 시작합니다.
앞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치아 뒷면으로 복잡한 철근구조가 설치되어 ㄴ, ㄷ, ㄹ 와 같은 자음들의 발음이 약간 어눌합니다.
이것을 계기로 앞으로 1년 반 동안은 '교정' 이라는 단어가 제 삶의 중요 코드가 될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시스템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싶습니다. 시스템을 우리말로 번역한다면 습관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작은 시스템 혹은 습관의 변화가 시간이 지난 후 엄청난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봅니다.
많은 행위들은 대부분 의식되어진 행위이기보다는 무의식적인 습관에서 비롯된 행위가 많다고 합니다.
언어습관, 식습관, 시간관리습관 등등 말입니다. 치아교정을 통해 치아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게 하듯이, 내 삶의 불필요한 부분들이 제거되고 제자리를 찾지 못했던 부분들이 제자리를 찾도록 해야겠습니다.
짐을 정리하다 보니 그동안 불필요한 관심사가 너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목회자는 다양한 관심과 체험을 필요로 한다는 자기변명 때문에 너무 오래도록 지속된 습관이었습니다. 하나 둘 씩 정리하렵니다.
가장 먼저 문방도구에 대한 관심을 교정해야하겠습니다. 글은 정작 컴퓨터로 쓰면서 필기도구에 너무 집착했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용도의 노트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었구요. 컴퓨터 자판을 누르는 글쓰기가 아닌 필기도구를 손가락으로 움직여 활자를 그리며 써가는 글쓰기 행위에 뭔가 깊은 영감이 개입될 수 있는 여지가 좀더 많을 것이라는 미신 때문에 생긴 습관이었습니다.
교정을 하면 음식물을 씹을 때 찌꺼기가 보철사이에 끼게 되어 심리적인 이유로 식사량이 줄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행이지요. 이번 기회에 소식하여 다이어트 효과를 볼 기대 또한 갖고 있습니다.
왠지 흉할 것 같아 사진을 찍어 올리고 싶은 충동은 교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