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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의 삶 (2016년 4월부터)

화단과 데크 수리

by 김성환 2016. 12. 5.


 

들려 오는 소식들이 어수선 하니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게 내키지 않는 요즘입니다. 

모두에게 주님의 위로와 평안을 전합니다. 
더욱 깨어 행동하며 생을 수행하라는 다그침으로 받아 들이고 있습니다.


어느 미국 백인 중산층 집의 데크를  수리했습니다.

발 디딜 수 없이 많은 가시가 박혀 있는 데크를 곱게 사포질하고 

내가 좋아하는 짙은 초콜렛 색으로 곱게 칠했습니다. 

그리고 널부러진 수 많은 화분을 올려 놓을 꽃 화단을 데크와 조화되게 만들었습니다. 

사나운 개들이 있어서 망가진 창문도 수리했습니다. 

이제 이곳은 늦은 저녁 가족들이 나와 둘러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집주인으로부터 백인 중산층 남성들에게서 종종 느끼는 

특유의 고압적인 태도가 느껴져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미국에서 이민자로, 

더구나 아시안으로, 

더더구나 남자로, 

더더더구나 육체 노동자로 산다는 것은 녹록치 않은 일입니다.

나의 소명은 웃음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묵묵히 최선을 다해 일했습니다.
부탁하지도 않은 물청소와 쓰레기까지 비워주고 

끊어진 전기선 배선도 해주고, 망가진 창문틀까지 고쳐주었습니다. 

화분도 흙을 돋우고, 꽃들도 바로 세워주고, 죽은 가지들을 정리해 주었습니다.

수고했다고 더 준 20불로, 

고된 노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와인 한병 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