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목수의 삶 (2016년 4월부터)

아버지와 아들

by 김성환 2016. 10. 27.


사진 속 네 남자는 서로에게 아버지와 아들이었습니다. 
또 다른 사람, ‘어머니’라 불리는 한 여인을 통해 생명을 부여한 아버지를 

한 남자는 ‘아버지’로, ‘우주’로 기억합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세계관이고 살아 있음을 가능케 한 존재의 근원입니다. 

그 분은 내가 서 있는 디딤돌입니다.

“아버지는 할아버지를 어떻게 기억하고 계신가요?” 
물어볼 기회가 없었던 것이 아쉽습니다.

이제 사진 속 세 남자는 흙이 되어 사라졌고 

남아 있는 한 사람도 머지않은 어느날 그들과 합류하게 될테지요.

오늘 내가 살아 있기 위해 

얼마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아버지들이 연루되어 있었던 건지... 

생각하니 전율토록 경이롭습니다.


커피숍 창 밖으로 주루룩 비가 내리는 이 아침, 
나의 아버지가 눈물 맺히도록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