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목수의 삶 (2016년 4월부터)

컨퍼런스 테이블 만들기

by 김성환 2016. 10. 6.

어느 선교단체 사무실에 컨퍼런스 테이블을 만들어 드렸습니다. 
개의 작은 테이블인데 평상시에는 벽에 따로 붙여 놨다가 손님이 오시면 

두개를 붙여 커피 테이블이 되고, 네개를 붙이면 컨퍼런스 테이블이 됩니다.


이 테이블을 53세의 어느 한국인 노숙자분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모자 쓰신 분, 본인께 양해 구하고 페북에 사진 올립니다.)
일자리가 절실하게 필요하셔서 일감 없냐고 제게 몇번 연락을 주셨습니다.


“목공 일은 전에 해 보신 경험이 있으세요?” 
“아니요, 망치질도 한번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운전은 하실 수 있으세요?”
“할 줄은 아는데 지금은 면허가 죽었습니다.”

그 계산 없는 솔직함이 맘에 들었습니다.

“오늘 같이 일해 볼까요. 배가 고프니 일단 저녁부터 먹어야지요. 

여기 제 차 열쇠가 있는데 이 차 타고 가셔서 이 40불로 인앤아웃 햄버거 좀 사오시겠어요? 

함께 저녁 먹고 일해요.”

돌아 오셔야 할 시간이 한참 지나 어디에서 스파게티를 만들어 오셨습니다.

스파게티는 제가 원래 그리 좋아하는 음식이 아닌 까닭도 있고, 

마음이 좀 꺼림칙했지만 내가 잘 먹는지 쳐다보고 계신 거 같아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어쩌나 맛있던지, 허겁지겁 먹었더니 그렇게 먹으면 체한다고 

천천히 더 먹으라고 본인걸 덜어주셨습니다.


나는 그 분을 자동차로 시험했고, 

그 분은 나를 스파게티로 시험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가난한 자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나의 기도를 시험하셨습니다.


밤 11시까지 함께 일하며 작은 신뢰를 쌓았습니다.
반나절 일당으로 80불을 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다음에 다시 저와 같이 일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