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선교단체 사무실에 컨퍼런스 테이블을 만들어 드렸습니다.
네개의 작은 테이블인데 평상시에는 벽에 따로 붙여 놨다가 손님이 오시면
두개를 붙여 커피 테이블이 되고, 네개를 붙이면 컨퍼런스 테이블이 됩니다.
이 테이블을 53세의 어느 한국인 노숙자분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모자 쓰신 분, 본인께 양해 구하고 페북에 사진 올립니다.)
일자리가 절실하게 필요하셔서 일감 없냐고 제게 몇번 연락을 주셨습니다.
“목공 일은 전에 해 보신 경험이 있으세요?”
“아니요, 망치질도 한번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운전은 하실 수 있으세요?”
“할 줄은 아는데 지금은 면허가 죽었습니다.”
그 계산 없는 솔직함이 맘에 들었습니다.
“오늘 같이 일해 볼까요. 배가 고프니 일단 저녁부터 먹어야지요.
여기 제 차 열쇠가 있는데 이 차 타고 가셔서 이 40불로 인앤아웃 햄버거 좀 사오시겠어요?
함께 저녁 먹고 일해요.”
돌아 오셔야 할 시간이 한참 지나 어디에서 스파게티를 만들어 오셨습니다.
스파게티는 제가 원래 그리 좋아하는 음식이 아닌 까닭도 있고,
마음이 좀 꺼림칙했지만 내가 잘 먹는지 쳐다보고 계신 거 같아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어쩌나 맛있던지, 허겁지겁 먹었더니 그렇게 먹으면 체한다고
천천히 더 먹으라고 본인걸 덜어주셨습니다.
나는 그 분을 자동차로 시험했고,
그 분은 나를 스파게티로 시험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가난한 자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나의 기도를 시험하셨습니다.
밤 11시까지 함께 일하며 작은 신뢰를 쌓았습니다.
반나절 일당으로 80불을 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다음에 다시 저와 같이 일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