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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의 삶 (2016년 4월부터)

먹고 살자고 하는 일

by 김성환 2016. 7. 6.


오늘 하루 두 곳을 다녀왔습니다. 

한 곳은 이곳 로스엔젤레스 다운타운에 위치한 Skid Row 라고 하는 곳, 

미국에서 가장 많은 노숙자들이 밀집해 있다고 하는 지역입니다. 이곳 중심부에 한국인 목사님이

이끄는 <5 Breads and 2 Fish> (오병이어) 라고 불리우는 노숙자 선교회가 있습니다. 

매일 아침 7시에서 9시까지 길게 줄선 노숙자들에게 무상으로 아침을 나누어 줍니다. 

주로 <Trader Joe>나 마켓에서 매일 저녁 기증받은 것을 그 다음날 아침에 자원 봉사자들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침 7시, 긴 줄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알없는 말로 소리 지르는 사람, 

노상 방뇨하는 사람, 화가 난 듯 지나가는 사람에게 욕을 해대는 사람, 촛점 없는 표정의 사람, 

모두가 먹기 위해 길게 줄 서 있었습니다.


또 한 곳, Palmdale에서 자연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계신 헨리 김 선생님의 농장이었습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오르가닉 농법을 넘어선 직접 배양한 유익한 미생물을 이용한 농법,

Aquaponics  (물고기의 배설물을 이용한 농법)를 이용해 농사를 짓고 계셨습니다. 

여름이 되면 화씨 110도를 웃 돌고 일교차가 40도가 넘는다는 Palmdale 의 사막 땅에서 토양을 

해치지 않는 자연 농법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키워내고 계셨습니다. 

21세기, 인류는 먹거리 문제의 갈등을 직면하게 될 것이고, 

농업이라는 1차 산업이 더 없이 중요해 질 것은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길게 늘어 선 L.A 다운 타운의 노숙자들과 황무지 사막땅을 일구어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해 내는 농부, 그 두 이질적인 공간을 하루에 목격하며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소서” 라고 기도 하라신 그 분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어리석게도 한때 그 기도가 주기도의 여섯 청원 가운데 가장 쉬운 기도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 기도는 ‘양식'이라는 목적격보다 ‘우리' 라는 대상을 강조하는 듯합니다. 

"일용할 양식을 우리 모두에게 골고루 분배하여 주시옵소서.

내 입에 들어 가는 이 양식이 저 이웃의 입에도 들어 가게 하소서. 

저 사람의 입에 들어 갈 수 없는 양식이라면 나도 먹을 수 없나이다.

"우리 모두에게" 라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는 사회 구조악이 있다면 그걸 해결하기 전까지는 

나 또한 먹을 수 없어야 마땅하다는 엄중한 기도겠지요.

“우리에게” 라는 그 조건 때문에 오늘날 우리의 식사 기도는 감사 기도가 아닌 

회개 기도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다이어트는 건강보다도 사회 책임의 목적이 앞서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자~알 먹고 자~알 사는 것, 

그것이 우리를 향하신 그 분의 마음임을 지켜 본 하루였습니다.


< L,A Skid Row >







< Palmdale C,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