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올 때 두권의 책을 가지고 왔다.
김기석 목사님의 "삶이 메시지다." 그리고 Parker Palmer의 "Let Your Life Speak" (삶이 내게 말 걸어올 때)
두권의 책이 지금 나를 사로잡고 있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와중에 틈틈히 짜투리 시간에 이 두권의 책을 읽고 있다.
퀘이커교도인 Parker Palmer는 그 책을 통해 남의 인생이 아닌, 나의 인생을 살라고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 나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명의 소리에 귀기울이라고 한다.
뼈 아픈 말이다.
규격화되어가는 나의 삶을 바라보며 나의 소명의 자리가 어디일까 고민한다.
삶이 메시지이건만 나의 삶이 남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아, 뼈 아프다.
아버지의 무덤은 나의 소명이 시작된 지점이다.
며칠 전 다시 내 마음의 고향인 그곳에 앉았다.
지난 20년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아버지가 내게 묻는 듯 하였다.
"뉴욕 어때? 잘 살고 있니?"
"...아니오, 아빠... 옆에 계신 그 분께 물어봐 주세요.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내가 이 '녹색의 언덕' (Green Hills)에서 너를 항상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지만, 어디인들, 있는 그 곳에서 최선을 다 해라. 중보하마."
"옆에 계신 그 분께 왜 그리 말이 없으시냐고 물어봐 주세요."
"아닙니다. 제가 잘 듣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대신 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