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양육 (서영이 서은이)

5월 5일 어린이날 미술대회

김성환 2008. 5. 5. 21:36

서영이가 서초구청 주관 어린이 날 미술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마포구청 주관 미술대회에서 3000명 가운데 2등했던 아빠의 피를 물려받은 서영이가 어떤 작품을 그려낼까 내심 기대가 컸습니다.
주제는 <우리가 살고 싶은 미래의 서초동>

그런데 옆에 앉은 어머니들이 자녀들 그림을 거의 그려주다시피 하는 걸 보고 화가 났습니다.
정치인들만 썩었다고 욕할 것이 아니더군요.
그런 아이들이 커서 비리의 주역들이 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해서 상 받으면 뭐 할까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나가다가 한 마디 했습니다.
"서영아, 이 아주머니 그림 참 잘 그리신다, 그치?"

초등학생들이 지하철 전시장에서 흔히 보는 홍익대입시준비미술학원 스타일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는 것도 마음이 착잡한 일입니다.

그림 뒷면 작품 설명란에 이렇게 썼습니다.
"모든 집들이 길로 서로 연결되고 사람들은 나즈막히 나무, 산, 새 밑에 사는 자연친화적인 서초마을을 꿈꾸어봅니다. 이 아이의 그림은 절대로 부모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 서은이는 비오는 날을 그린다며 파란 색연필로 줄만 벅벅 긋고, 서영이는 한 시간만에 뚝딱 그려내곤 나머지 시간 벌레 잡았습니다.  



도를 닦는 듯, 몸에서 빛이 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