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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

자화상 자화상 광야에서 “세례 요한” 1996년 11월 13일 신학교에서 첫 수업을 들었던 그 해, 나는 세례 요한에게 매료되었다. “나는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로다.” (요 1:23)“광야,” 그 단어가 그 때 나를 사로잡았다. 그 두 글자에 붙들려 20대 중반의 난 늘 배낭을 메고 높은 산과 너른 들로 몇날 며칠을 쏘다니곤 했다. 20년의 목회를 마친 어제 밤, 20년 전의 자화상을 수정했다. 입은 굳게 다물고, 더 이상 흔들리는 의심이 아닌, 결연함과 초연함의 눈빛으로.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갈급함 아닌, 이미 주신 것을 지키며 살겠다는 견고함을 목탄끝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 곳으로 가네/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불안한 행복이지만/ 힘겨운 날들도 있지만 새로운 꿈들을 위해/ 바람이.. 2016. 4. 5.
마지막 설교 준비 지난 20년 동안 해 왔던 주일예배 설교 준비가 이제 오늘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쓸쓸합니다. 내일 저는 가디나장로교회에서 마지막 주일 예배 설교를 하게 됩니다. 20년 전이었던 1996년 4월, 유치부 전도사로 시작한 목회를 이제 내일로서 마칩니다. 그리고 광야로 나아가 그 곳에서 손으로 살아가려고 합니다. 설교 원고를 작성하는 손가락은 기계적으로 자판 위를 움직입니다. 여러 얼굴들을 떠 올려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윤동주, 별헤는 밤) 오늘은 그 분도 별처럼 멀게 느껴집니다. 2016.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