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목수의 삶 (2016년 4월부터)

길었던 하루

by 김성환 2017. 2. 9.


오늘은 참 긴 하루였습니다. 
어느 집 나무 펜스를 설치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오늘 온 종일 펜스 프레임 만드는 일을 마무리 했고, 내일은 펜스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2피트 깊이로 기둥을 박을 구멍 열개를 삽으로 파는데 나무 뿌리가 넓게 얽혀 있어서 뿌리를 

삽자루로 잘라 가며 땅 파는 일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도 날씨는 화창했고, 땀흘려 일하는 것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일을 마치고 장비를 차에 싣는데 공기총에 맞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지나 가는 차에서 쏜 것 같은데 등 한 가운데 맞았습니다. 

너무 아파서 몇초간 숨이 멎었습니다. 

'총에 맞았구나,' 하고 느끼는 순간, 시간이 정지된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자동차 유리가 박살 났습니다. 

등에 맞은 총알이 튀어 나가 유리에 맞고 깨진 건지, 두 방을 쏜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등에 맞았는데 관통하지 않은 걸 보니 진짜 총이 아닌 공기총이었던 것 같습니다.

등에 백록담 같은 상처가 난 채 목공교실이 있는 날이어서 공방에 갔습니다. 

수강생들과 함께 부엌 선반과 도마, 그리고 어린 아이 식탁 테이블을 만들었습니다. 

집에 필요한 물건을 직접 정성껏 만드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함께 의미있는 물건을 만드는 기쁨이 큽니다.

늦은 밤, 귀가 길에 차창으로 자유로이 들어 오는 바람이 하루의 땀을 씻어주는 듯 선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