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즐거운 날이었어요. 
파사데나 로즈볼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의 엄청난 규모에 놀랐습니다. 

유서 깊은 이 행사는 주일에 열리기 때문에 L.A에 이런 행사가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교회에 있는 동안은 나와 무관한 행사라고 생각했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오후 4시까지 가져간 목공품을 

그곳에서 팔면서 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아, 그동안 주일에 다들 이렇게 살고들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필요와 공급이 만나고, 돈이 오고 가는 시장 바닥, 그 거룩한 삶의 현장 한복판에서 

사람들은 웃고 이야기 나누며 그렇게 한가로운 주일 반나절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미국에 살면서도 한국 교회 안에만 있으니 늘 고립된 외딴섬 주민처럼 살았습니다. 

목공품들을 매개체로 다양한 사람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호사를 오늘 하루 실컷 누렸습니다.

또한 여러 지인들이 오셔서 응원해 주심으로 인해 많은 격려가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내가 만든 물건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된 것이 오늘 하루의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앞으로 무얼 만들어야 할지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어느 일본인의 집에서, 백인 할머니의 집에서, 흑인 젊은이의 집에서, 

멀리 강화도에서 여행 왔다는 젊은이의 집에서 매일마다 버터 나이프로, 도마로, 비녀로, 

촛대로 쓰여질 물건들을 생각하니 딸 아이 시집 보내고 집에 돌아 온 아버지의 심정입니다.

내일부터 또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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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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