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미국 서부의 최북단, Cape Flattery라고 하는 곳에 와 있어요. 

저 멀리 바다 건너 캐나다가 보이는 곳이지요. 
이 아름다운 곳에 마카(Makah)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Reservation Area 안에 살고 있습니다. 
땅끝으로 내 몰린 사람들, 갈릴리 같은 이곳에서 자신들의 Heritage를 이어가기 위해 

마카족은 안간힘을 쓰며 살아갑니다. 
마침 제가 온 날은 일년에 한번 있는 이들의 축제일이었습니다. 
페스티벌과 공예품 판매, 카누 시합이 벌어지고 있었어요. 
쌀쌀한 날씨임에도 웃통 벗고 노를 젓는 저들의 탄탄한 근육이 쾌청한 햇살에 

건강한 구릿빛으로 빛났습니다.


이곳에서도 저는 나무를 생각합니다. 
연어를 훈제하는데 오리나무(Alder)를 장작으로 쓰고 있는 걸 보고 놀랐습니다. 

귀한 목재거든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이곳에 다 모여 있습니다. 
나무, 숲, 산, 바다, 냇물, 생선, 커피, 자전거, 바람… 
이곳이 좋습니다. 
수만년 전, 나의 선조는 왜 시베리아 행렬에 합류하지 않고 한반도에 정착했던가 

아주 잠시 얼굴도 모르는 조상 탓을 해 봅니다.


이곳에서 난, 내 소명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도끼날을 갈듯, 생계에 대한 두려움에 잠시 무디어진 소명, 

날카롭게, 예리하게, 날을 세웁니다.


느끼고, 
감탄하고, 
저항하며, (거꾸로 강을 오르다 저 훈제 연어처럼 될지라도) 
그렇게 치열하게, 
내게 주어진 길지 않은 생을 살아낼 겁니다.


같이 해요. 
돌아가면 이제 사람을 모을 겁니다.


















Posted by 김성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