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목수의 삶 (2016년 4월부터)

앉을 자리가 되신 분

by 김성환 2016. 7. 6.



오늘은 어느 교회에 20피트 (6미터) 길이의 나무 벤치 두 개를 주문 받아 만들었습니다.

벤치를 만드는 일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은 고된 과정이고, 

나무가 무거워서 운반하기도 힘이 들지요. 

20 피트의 긴 나무일 경우 사서 차에 싣고 오는 것도 쉽지 않고 

표면을 깨끗하게 대패질하고 샌딩하고 니스나 페인트를 칠하는 과정도 

깊은 인내심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나무 벤치는 만들고 나서 느끼는 보람이 특별합니다. 

특히 교회에 만들어 놓은 나무 벤치는 

성도들의 교제를 심화시키고 대화를 활력있게 만들어 주지요. 

없던 벤치가 하나 놓임으로 교회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냉소적이지 않고 함부로 말하지 않으며 가르치려 들지 않고 

나무 벤치처럼 낮은 자세로 경청하며 

누군가에게 쉼이 되어 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그립습니다. 

누군가에게 앉을 자리가 되어준다는 것, 아름다운 일이지요.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태복음 11:28)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난 그래서 참 좋습니다. 복음서를 펼치면 

그 분은 늘, "왔구나, 앉아서 쉬어." 라고 온유하게 건네시며 

내 앞에 엎드리시는 것만 같습니다. 

그렇게 그 분은 늘 변함없이 내게 "앉을 자리"가 되어 주셨습니다.

저 벤치가 묵상의 자리, 온유한 소통의 자리, 누군가에게 쉼이 되어줄 것을 

다짐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저 자리에 앉아 조용히 귀 기울이면 그 분의 속삭이는 소리가 들릴거에요.


"너도 누군가에게 이 나무벤치 같은 존재가 되어 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