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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양육 (서영이 서은이)

윷 만들기

by 김성환 2010. 2. 28.

버려진 브라질리안 원목 조각 나무를 줏어다가 윷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길이는 5인치.
서영이와 서은이의 작은 손에 맞게 사이즈를 정했습니다. 
서영이 서은이가 윷놀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요.
어른들이 잡아도 한손에 쏙 들어오는 것이 훨씬 느낌이 좋네요. 
먼저 나무를 잘라서 라우터(Router)로 동그란 모양을 만들고, 조각칼로 가장자리를 깎아서 모양을 만들고, Sand Paper로 다듬었습니다. 나무의 약간 거친 면을 죽이지 않고 살렸으며, 윗면에는 보시다시피 세줄의 홈을 끌로 밀어 모인지 윷인지 구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Danish Oil 을 발라서 광을 내고, Dark Walnut 이라는 Stain으로 고가구의 느낌이 나도록 색을 냈으며, 마지막에는 Shellac으로 코팅해서 물이나 기름때가 묻지 않도록 처리한 것입니다. 
나무향도 좋습니다. 

자세히 보면 윷의 모양이 조금씩 다르고, 키도 조금씩 다릅니다. 
일부러 윷의 개성(Personality)을 살려보고자 한 것입니다. 사람도 넷이 모이면 성격이 다 다르듯이 말입니다.
'빽 도'는 앞모습은 가장 번듯하지만 뒷부분에 검은 때가 묻은 놈을 선택했습니다. 
뭔가 후퇴하려는 삐딱한 느낌이 드는 투덜이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사람도 앞모습과 뒷모습이 달라서 다른 사람들의 성과를 뒤로 돌려놓는 '빽 도' 같은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모가 너무 잘 나오지 않도록 아랫 부분을 지름에서 좀더 가깝게 했고, 저마다 둥글기의 정도가 약간 다르기 때문에 '복걸복'의 윷놀이 맛을 살렸습니다. 

가까운 한국 마켓에서 윷 세트가 5불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량생산된 그 윷의 제조수준의 조악함은 알고 보면 참기 힘든 것이지요. 
윷이란 한 가정에 한 세트있으면 되는 물건이고, 대를 물릴 수도 있습니다. 자손대대로 조상의 손때가 묻은 윷으로 설날 온 가족이 모여 윷놀이를 한다면 제 생각엔 제사지내는 것 보다 낫겠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요즘 이러고 삽니다. 
아이패드(iPad)가 나오는 이 시대에 윷이라니...
이걸 특별 주문 제작해서 한 세트에 100불씩 받고 팔아서 1/3은 목회활동비에 보태고, 1/3은 생활비에 보태고, 1/3은 서영이 서은이 대학학자금에 적립할까... 생각 중입니다. 아내는 옆에서 10불도 많다고 하지만 말입니다. 
여러분들의 주문 받겠습니다.^^ 원하시는데로 맞춤제작 (Custom Made) 가능합니다. 

인생이 윷놀이 같다는 생각 많이 합니다. 

끝까지 알 수 없는...